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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바이러스는 당신에게 좋다. ③
2017 0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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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wired의 Viruses Are Good for You을 번역한 글입니다.

 

컴퓨터 바이러스가 정장을 입었다. 컴퓨터 바이러스의 미래는 Hellraiser, Ludwig와 Ray 같은 괴짜들의 손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General Magic corporation에 있는 사람들은 바이러스 코드를 조금 더 수익성 있는 바이러스로 만들기 위해 힘썼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돈에 미쳐 범죄를 저지르는 악당들이 아니다. 그들은 단순히 수익성 좋은 바이러스 코드를 개발하는 것이지 그걸로 딴짓을 한다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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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ral Magic은 Telescript 라는 네트워크 스트리밍 언어를 사용하여서 한 손에 쥐는 통신 장비를 만들었었다. 당시 AT&T, Apple, Sony, Matsushita 등 대기업들의 지원을 받아 개발된 Telescript는 좋은 일에 쓰일 것으로 생각했다. General Magic의 공동창립자인 Bill Atkinson 말을 따르면 인터넷을 통해 상점에 직접 가지 않고 집에서 물품을 사고 정보를 원한다면 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원한다면 인터넷, 네트워크가 나의 또 다른 비서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가 말한 이야기는 사실 지금 우리가 사는 현실과 다를 바가 없는 이야기다. Bill Atkinson가 저 말을 할 당시에는 1994년이었고 무려 약 13년이 흘렀다. 그들이 말하는 것은 소위 말해 에이전트라 하는 것이다. 에이전트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지만, 사전적 뜻은 대리인, 대행자라는 뜻으로 컴퓨터 분야에서는 사람 대신 업무를 처리하는 지능적인 소프트웨어 또는 하드웨어를 의미했다.

완전한 에이전트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분명 어려움이 있지만 지능형 에이전트와 웜과 같은 컴퓨터 바이러스 사이에 여러 유사성을 띠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실제 존재하는 바이러스와 General Magic의 Telescript 에이전트는 주기적으로 여러 컴퓨터를 돌아다니며 자신을 복제한다. 또한, 바이러스와 Telescript 에이전트 모두 그들이 방문한 컴퓨터에서 자신을 실행시킨다. 이러한 이유 덕에 보안적 측면 역시 관심도가 올라갔다. 보안적인 측면으로 봤을 때 Bill Atkinson이 생각한 바이러스는 결코 사용자들에게 좋은 일을 하지 않으며, 그저 제 일을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물론 그가 이런 말을 했을 때 자신의 에이전트와 컴퓨터 바이러스의 유사성에 대해 한 번은 들어봤을 것이고 분명 그 차이를 이해하고 신중하게 말했을 것이다.

좀 더 흥미로운 것은 Telescript와 Tom Ray의 프로젝트, 그리고 Fred Cohen의 연구 유사성이다. Cohen는 학계를 떠나 네트워크를 가로질러 다니며 자신을 복제하여 실행하는 컴퓨터 바이러스 즉, 컴퓨터 보안 분야와 관련한 일을 했다. Telescript 역시 네트워크를 넘나들며 자신을 복제하고 분포된 에이전트를 데이터베이스에 담는 실험을 했다. 이러한 연구는 Cohen의 바이러스 연구와 상당히 흡사하며 Telescript의 계획과 같은 모습이다. 또한, 제멋대로 뻗어 나간 Tierra와 같이 Telescript의 네트워크는 에이전트가 어디에서 설치되어 일하고 있던 local 프로그램에 기반을 두어 의존하는 것 역시 비슷하다.

이는 우리에게 넌지시 보여주는 2가지 특성이 있다. 첫 번째로 움직이는 Telescript와 Tierra의 컴퓨터 바이러스는 오직 그들의 전용 변환기에서만 상호작용한다. 호스트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위해 변환기를 우회하여 실행한다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부분은 다른 이들이 우려한 보안상의 이슈 많은 부분을 해결해 줄 것이다. Telescript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Telescript는 에이전트가 실수 혹은 디자인상의 결함으로 호스트 머신의 제어를 뒤엎지 않고 확실하게 하기 위해 보안상으로 암호화를 하고 배터리 사용을 제한했다.

두 번째로는 모든 변환기는 자신들이 존재하는 운영체제와 하드웨어에 상관없이 똑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했다. 그래야지 기본적으로 변환기가 전 세계 네트워크상 어디에나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네트워크를 하나의 범지구적인 병렬 컴퓨터 프로세스로 보고 단독 혹은 대량으로 매핑할 수 없는 슈퍼컴퓨터에 각각의 컴퓨터 바이러스를 가지고 접근하려는 시도였다.

종합하면 이러한 두 가지 특성은 컴퓨터 역사에서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 이론상으로 전 세계 모든 컴퓨터는 하나의 거대한 병렬 프로세스로 통합할 수 있다는 설이 오랫동안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이러한 메인 컴퓨터 상의 거대한 부분은 사용되지 않고 낭비되고 있다. 어쨌거나 Telescript와 Tierra 같은 프로토콜은 네트워크를 하나의 기계로 보고 프로세스를 안전하고 예민하게 배치하고 다뤄야 할 의미를 찾게 한다. 그런 의미로 이러한 시도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

여러 동일한 컴퓨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예측하는 것은 의미 없는 작업이다. 하지만 네트워크를 완전히 제어하든 제어하지 못하더라도 위험 요소는 언제든 우리를 위협할 수 있다. 결국, 가두어지지 않은 엄청난 수의 컴퓨터 바이러스가 어떠한 경우가 되었든 간에 네트워크를 따라 끈질기게 흘러들어 갈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는 이렇게 퍼지는 컴퓨터 바이러스를 제어하고 관리할 수 없기에 놓치게 되는 잠재적인 위험 요소와 혹시 모를 것들은 우리에게 영향을 줄 것이다. 비록 그것이 악질적인 컴퓨터 바이러스 때문에 엄청난 손해와 곤란을 겪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백신 프로그램을 포함해서 하는 말이다.

인류 역사상 어떠한 또렷한 목적이 있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목적을 해결하려 끊임없이 지속하는 것에 답이 있을 것이다. 만약, 네트워크를 하나의 단일 복합정보 개체로 탈바꿈하려는 시도에 적극 참여할 가능성으로부터 단순히 컴퓨터 바이러스 때문에 위축된다면 이는 상당히 아쉬운 일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러한 일은 분명히 가능할 법한 이야기다. 인간의 특성이 인간의 지적 호기심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발생되는 비합리적인 공포를 느끼는 것 중 어느 것에 더욱 가까운지 정의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컴퓨터 바이러스와 관련해서는 공포가 조금 더 우위에 있는 것 같다. 이는 이미 컴퓨터 바이러스 개발자들의 다면적인 동기를 단순히 나쁘게만 보려는 경향에서 충분히 보였다. 비슷하게 바이러스가 치명적으로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분포된 컴퓨터 바이러스에 대해 너무 심각하게도 가볍게도 생각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결국에는 컴퓨터 바이러스와의 장기적인 공존은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컴퓨터 바이러스는 당신에게 좋다. ①

컴퓨터 바이러스는 당신에게 좋다. ②

=> 컴퓨터 바이러스는 당신에게 좋다. ③

유성경 yuopboy@grayhas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