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전쟁이 일어났다. 사지가 절단되고 피가 튀는 전쟁은 아니었지만 사이버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아주 적절하게 보여주는 전쟁이다. 10만대군이 함께한 이 전쟁은 2010년 3월 1일에 일어나 거의 대승이라고 할 수 있다. 잉여대첩, 삼일절 사이버전쟁이라고도 불리는 그 이름 하야 경인대첩이다.
국경일에 간간이 서로 공격이 오갔지만 본격적으로 공격을 시작한 것은 얼추 2004년부터라 보고 있다. 당시에는 일본에서 독도를 자기네 나라 땅이라고 선언을 해버리면서 국가 간의 사이가 극도로 틀어졌다. 이 시점에 한국을 극혐하는 일본 유명 사이트 2ch가 국내 시스템으로 운영된다는 이야기가 국내에 퍼지면서 첫 사이버 전쟁이 반발한다. 일본의 대표 잉여 사이트 2ch가 털려 메인은 김유식 사진[1]으로 교체되고 접속은 원활하지 못했다. 반면에 국내에서는 디시인사이드(디씨)의 갤러리 몇몇 곳이 마비되었다. 사건은 일본측에서 한국 IP를 차단하면서 흐지부지 일단락되었고[2] 이 후 간간이 서로의 사이트를 터는 행위가 오고 갔다.
2010년 경인대첩이 발발한 것은 러시아에서 유학 중인 학생이 황인을 싫어하는 스킨헤드에게 흉기에 찔려 사망하게 된다. 이런 안타까운 사건을 일본 잉여들은 한국인을 비하하고 조롱하며 러시아를 옹호하는 비인간적인 댓글을 단다. 이것을 보고 있던 디씨 막장갤러리(막갤)가 이룰 디씨로 가져온다. 이렇게 해서 디씨 코미디갤러리(코갤)을 중심으로 반 2ch 분위기가 형성되고 2ch를 털기로 한다.
하지만 디씨만으로 2ch를 털기 힘들 것이라 예상한 디씨는 다른 커뮤니티에 가서 함께할 동료를 모은다. 가장 먼저 웃대와 동맹을 맺고 동맹 소식에 오유, 루리웹, 아프리카TV, 엽혹진, 퍼니플래닛, 쭉빵카페, 네이버 붐, 다음 아고라 등 많은 커뮤니티가 참여한다.
더군다나 당시에 김연아가 벤쿠버 올림픽에서 피겨 역대 점수를 받게 되고 2ch는 이에 대해 또 망발한다. 이 사건은 다시 한 번 참전용사들의 전의를 불타오르게 했고 2월 28일 사이버공격이 갈 것이라는 관련 기사들이 보도되면서 일본측에서는 한국 IP를 차단해버린다.
대망의 3월 1일 2ch의 한국 스파이 ‘스네이크’들은 2ch에 15시에 공격할 것이라는 거짓 정보를 흘리고 한국에서는 공격준비를 한참 한다. 공격하기로 한 13시경 2ch는 신나게 털린다. 13시 50분에는 2ch 모든 서버가 다운되고 메인에는 태극기 사진이 걸린다. 간간이 한국을 공격하려 들지만 네이버에서는 일본 IP를 차단해버렸고 2ch에서는 서버를 살리려 한다. 하지만 결국 다시 전 서버가 마비되면서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18시경 2ch는 백기를 든다.
일본에서 18시를 기점으로 다시 2차전을 시작하면서 엎치락뒤치락한다. 중간에 일본에서 청와대를 털려고 시도했지만 청와대에서 일본 IP를 차단함으로써 한 5분 정도 느려졌다. 아무튼 결국 일본에서는 2ch 지휘관의 컴퓨터가 고장 나고 통신수단을 생성하는 즉시 한국에서 막아버리니 통솔불가로 공격 중지 선언을 내린다. 이후 한국에서의 지휘관인 ‘안관이’가 승리선언을 함으로써 경인대첩은 한국의 승리로 마무리된다.
이후 간간하게 공격이 오가긴 했지만 이미 일본에서는 크게 한 방 먹은 상태라 다시 공격하기에는 힘든 상태였고 오히려 조금만 공격하더라도 바로 보복이 와 일본에서는 맥도 못 추렸다. 당시에는 한국 공군의 f-5가 떨어졌는데 일본에서는 f5를 하도 눌러 대서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그놈의 입!!
너도나도 심지어 초등학생들도 참여한 큰 사이버 전쟁이라 검색만 해봐도 자세하고 잘 정리되어서 나오는 글들이 많다. 특히나, 우리나라가 대승리하면서 더욱 날개 돋친 듯이 이 사건에 대해서 펴져 나갔다. 한편으로는 ‘그러라고 있는 휴일이 아닐 텐데’라는 말과 함께 3.1절의 의미가 상실되었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많이 나왔다. 이러한 의견뿐만 아니라 당시 사용했던 디도스 공격 프로그램도 문제가 되었다. 당시 배포된 디도스 프로그램은 자동으로 f5를 눌러주는 메크로와 IP를 바꿔주는 프록시 프로그램도 함께 배포되어 이런 프로그램들이 악용될 가능성에 대해 논의되기도 했다. 당시 이 전쟁에서 사용되기 위한 신설 카페는 네이버에서 블라인드 처리해버렸고 이 카페의 리더 ‘더 리더’는 추적 끝에 불구속 입건되었다고 한다.
경인대첩에서 사용된 공격은 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 DDos공격이라 한다. 다수 네트워크에서 한 지점을 계속해서 접속하여 그 서버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과부화 시키도록 하는 공격이다. 예를 들면 2ch는 접속하는 유저들에게 똑같은 페이지를 보여줘야 한다. 2ch 자신이 가지고 있는 그림과 글, 새로 업로드 된 글을 모든 유저에게 똑같이 보여줘야 하므로 유저가 접속하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보여준다. 이러한 일이 동시다발적으로 짧은 시간 내에 나타났을 때 2ch는 한 사람이 아닌 여러 사람한테 계속해서 보여줘야 하므로 할 일이 쌓이는 것이다. 서버는 이렇게 계속해서 쌓이는 업무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죽어버리는 것이다. 10만 명이 동시에 가서 f5를 누른 공격이 이와 같은 공격이다.
문제는 이와 같은 공격이 불법이라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경인대첩에 참여한 이들은 법을 어긴 것이다. 하지만 이번 경인대첩에 참여한 네티즌들이 한두 명도 아니고 다 잡아서 처벌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법적 처벌을 받을 가능성은 낮았다. 대신에 이들을 이끈 리더가 대표로 잡혀갔다. 비록 이러한 공격은 경인대첩에서는 처벌을 안 받았지만 악의적으로 이런 공격을 감행하였을 시에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는 분명한 범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