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미국 대선이 이루어졌다.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Barack Obama)의 임기가 끝나고 이를 이어받을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Hillary Rodham Clinton)의 팽팽한 접전이 시작되었다. 사실 접전까진 아니고 많은 이가 클린턴의 압도적인 압승을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승리는 트럼프가 쥐었다.[1] 모두가 충격에 빠졌고 IT 역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보안 분야도 다르지 않았다. 언론과 인터넷에서는 트럼프의 당선으로 앞으로의 IT 분야가 어떤 길을 가게 될 것인지 대한 예상하는 글로 넘쳐났다.
미국의 정권이 바뀐다는 것은 앞으로 경제, 외교, 문화 등에 큰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미국의 대선은 전 세계 많은 이가 귀를 기울이고 주목할 만한 일이었다. 특히나, 당선되는 이의 성향에 따라 자신의 국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하루 만에 달라지기 때문에 중국, 북한, 러시아, 독일 등 여러 국가에서 누가 당선될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국가만이 아니다. 미국의 시민권을 가진 사람이라면 자신이 속한 분야인 경제, 국방, 교육, 문화, IT까지 자신의 분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컸다.
그런 의미로 IT 분야에서는 특히나 2016년 대선에 주목했다. 왜냐하면, 전 정부인 오바마 정권이 IT 분야를 상당히 중요시했고 그만큼 많은 투자를 해왔기 때문이다.[2] 이러한 상황에서 IT 분야가 혁신을 일으킬지, 후퇴할지 혹은 제자리걸음일지 앞으로의 미래가 트럼프 손에 달린 것이다. 오바마한테는 그 어떤 것보다 IT 분야의 혁신이 중요시되었다.
‘사이버 보안을 강화하겠다.’[3]
오바마는 IT를 기반으로 민주주의 및 국내 정책을 강화하길 원했다. 그는 먼저 미국의 사이버 안전 개선을 위한 의회를 촉구하고 법안을 통과시켰다. 개인 정보를 다루는 데 있어 좀 더 철저하고 엄격하게 수행될 수 있도록 개인정보보호법 법안을 제시했다. 반대로 컴퓨터 범죄에 대해서는 더욱 철저한 처벌을 요구했다. 개방된 네트워크에서 사이버 위협을 예민하게 감지하고 반응하길 원하였으며 이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4][5] 미국에서 컴퓨터는 기본적으로 배워야 하는 과목으로 어렸을 적부터 높은 보안 수준이 자리 잡도록 교육 문화를 만들어가고 보안 분야에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6][7] 물론, 이런 우호적으로 보이는 법안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가 통과시킨 법안 중 애국자 법 215항은 논란이 가장 많았던 법안이었다.[8] 욕만 먹었으면 다행이라고 할 정도로 한 국가에 수장인 그에게 많은 이가 배신감까지도 느꼈을 것으로도 생각된다. 애국자 법 215항은 국가, 정부에서 시민의 개인정보를 합법적으로 수집할 수 있는 법안으로 국가에서는 이 법안을 통해 실제로 시민의 개인정보를 수집했었다. 일명 프리즘 프로젝트, 국가의 시민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 간의 정보도 수집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부시 시절부터 얘기가 나와 오바마가 정권을 잡은 후로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고 한다.[9] 애국자 법 215항은 누가 봐도 납득이 안되고 위법인 이 프로젝트가 합법화될 수 있는 방어체계 같은 법안이었다. 정부는 이 법안을 들고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유명 기업에서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가져오고 자신들만의 기술력으로 정보를 수집했다.
민주당이었던 버락 오바마의 영향이었던지 2016년 대선에는 오바마와 같은 소속인 민주당 힐러리를 누르고 공화당 소속인 트럼프가 당선되었다.[10] 사실 누가 되었든 간에 IT 분야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었지만 그래도 고르자면 많은 IT 분야 종사자들은 힐러리를 지지했다. 실제로 IT 분야에서는 각각 대선 후보에게 후원 금액부터 확연하게 차이가 날 정도의 금액을 투자했었다. 힐러리에게 34억 원을 트럼프에는 5700만 원을 후원했다.[11] 이는 60배나 차이가 나는 금액으로 많은 IT기업이 누구를 지지하는지 확연하게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IT인 150명은 트럼프가 아닌 힐러리를 지지하겠다는 서약을 공개하기도 했다.[12] 두 후보 사이에서는 확연하게 온도차이가 보였다.
사실 힐러리가 보여준 모습은 IT의 보안적인 측면으로 봤을 때 매우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힐러리는 기밀문서를 안전하지 않은 개인 이메일을 사용하여 국가 안보를 상당히 안일하게 생각했다. 특히나, 업무 중에 개인 이메일과 비즈니스 이메일의 구분을 없앨 것이라는 캠페인은 충격과 공포다. 또한, 그녀는 러시아나 중국 등 미국에 위협이 되는 국가를 여행할 때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개인 휴대폰인 블랙베리를 사용하여 업무를 하고 지인과 정보를 교류하는 등 전문가들의 권고지침이나 보안 규정을 위배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군사 기밀 3급을 나타내는 confidential의 약자 ‘c’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조차 알지 못했으며 힐러리 클린턴 본인과 자신의 직원에게서 문제 여지가 되는 33,000건의 이메일을 FBI에게 제출하지 않고 임의대로 파기했다.[13][14] 물론, 힐러리의 이러한 행동으로 그녀가 보안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라고 말하기에는 어렵다. 특히나, 힐러리가 IT 분야에 많은 생각을 하려 했다는 것은 그녀의 공약으로 알 수 있다.
힐러리는 IT힐러리의 공약 중 핵심은 교육에 집중되어 있다. 그녀는 컴퓨터 공학과인 STEM 분야의 투자를 늘리겠다는 강한 의사를 보였고 10년 이내에 모든 학생이 컴퓨터 공학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는 구체적인 교육 방안을 제시했다. 사이버 안보에 관련해서도 사이버 보안 기술 투자를 늘리고 보안에 최선의 시스템을 도입하여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미국 시민을 지킬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최고 보안 책임자에게 정보를 제어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며 기존의 사이버 보안 국가 계획을 구축하고 개인 정보 보호법에 관해서는 유럽의 개인정보 보호 방안을 유사하게 이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등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15][16] 이 때문이어서 인지 그녀는 앞에서 그런 행동들을 보였음에도 IT분야 정책에 대해서는 트럼프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았다.
트럼프도 사이버 보안 대책과 관련하여 입을 열었다. 그는 기술 분야에 구체적인 공약을 내놓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사이버 안보 부분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홈페이지에 자신의 의견을 개제했다.[17] 그는 미국 전역에 있는 주요 기반 시설에 대한 취약점을 찾아 즉각적으로 검토하고 조치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를 위해 국방, 법 집행기관, 민간 등 각각의 영역에서 사이버 검열팀을 만들고 위협 요소에 따른 대비책과 최상의 방어체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18] 하지만 뉴욕타임즈에서는 그가 내 놓은 의견에 이는 이미 미국 정부가 하고 있는 일이라고 비판했다.[19] 그렇다 하더라도 힐러리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역시 미국의 대통령 후보로 IT와 사이버 보안은 생각을 안 할래야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특히나 그가 생각한 IT는 어느 인터뷰에 말한 것처럼 IT는 곧 미래이고 자신은 미래를 지향하는 열렬한 팬이라는 말을 남겼다.[20]
그럼에도 IT분야에서 트럼프가 극도로 까는 이유는 다른 이유에서다. 그것은 그의 가벼운 언행과 성향인 탓도 있겠지만 낮은 보안 의식이 그대로 보여졌다는 점도 있다. 트럼프는 Vocativ와의 인터뷰에서 ‘사이버가 너무 크다’라는 말을 언급하며 컴퓨터와 IT 문화와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샌 버나 디노 사건의 FBI와 애플의 공방에서 애플 불매 운동을 할 것이라는 보이콧을 하기도 했었다. 더욱이 DNC 해킹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며 오히려 러시아에게 클린턴의 이메일을 빨리 해킹하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21] 아무리 농담이라고 해도 수 많은 IT 업계는 이런 트럼프의 가벼운 행동이 눈살을 찌푸리기에 만들었다고 생각된다.
아무튼 트럼프의 당선은 많은 이에게 충격을 줬다. 그래도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했으니 사람들은 기대했다. 허니문효과였다. 신혼처럼 정치, 경제, 증시가 달콤한 꿈을 꾸는 시기라는 뜻으로 대통령이 취임한 100일 동안은 모두가 안정적일 것이란 이야기다.[22] 하지만 그의 100일 동안 첫 단추부터 삐걱거리고 있다.[23] 여기저기서 그의 100일을 비판하고 풍자하는 글이 나온다. 자신이 말했던 주요 공약을 줄줄이 취소하고 증시는 하락했다. IT 분야에서도 딱히 큰 변화는 없었다. 당선인의 지지율도 44%를 기록했었다. 역대 미국 대통령 취임 전 지지율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허니문 기간에 50%를 밑도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24] 하지만 트럼프의 100일 동안 한 가지 확실하게 드러낸 것이 있다면 바로 180도 달라지고 있는 외교, 안보 노선이다.[25] 이런 면에서 트럼프는 취임 전부터 러시아와 관계 개선을 시도할 것이라는 주장을 하여 논란을 만든 일도 있었다.[26]
기존에 오바마가 ‘전략적 인내’ 정책을 추진했다면 트럼프는 최고의 압박과 개입이라는 새로운 대북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정책은 북한의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선제 타격을 비롯하여 군사 옵션은 물론 경제, 외교적 제재와 압박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정책이었다. 트럼프는 입만 열면 북한의 핵 문제를 언급할 정도로 북한의 핵 문제에 대해 중요도를 상당히 높게 잡고 있는 것 같다. 참고로 역대 대통령 중 북한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은 대통령이 없었다.[27] 예를 들면, 실제로 북한이 무언가 사고를 일으켰다면 오바마는 단상에 나와 이래저래 그거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말을 늘어놨다. 하지만 트럼프는 달랐다. 사고에 대해서 1언급도 안 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왜 내가 이런 말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전쟁을 일으킬 때 예고하고 일으키진 않을 것이란 이야기를 남겨 미묘한 긴장감을 조성했다. 우리는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이 때문인지 전 세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 의미로 북한의 핵미사일 실패가 미국에 의해서 실패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28]
실제로 미국에서는 전세계 정보를 수집하고 제어하고 있었다는 전적이 있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패 이야기가 마냥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가장 그럴듯하게 보이는 해킹 기술은 디지털 간섭으로 보고 있다.[29] 왠지 있을 법한 이야기가 아닌가. 아무튼, 이 이야기가 사실인지는 확인된 바는 없다. 단순히 음모론일 수도 있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실패에 어느 정도 트럼프의 개입이 생겨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는 실패하지 않았던가. 뭐, 너무 나간 감이 없잖아 있지만 이래저래 트럼프가 IT를 다시 한 번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오바마 같은 경우는 IT의 혁신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했던 인물로 이 분야에 투자나 자기 자신도 이러한 기술에 대해 숙지하려 했음이 보인다. 그런 의미로 북한의 핵 실패가 오바마의 개입이라면 이를 바라본 트럼프 역시 IT의 힘을 다시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미국은 이러한 이야기도 현실로 보여줄 수 있는 수많은 IT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니 트럼프가 이를 어떻게 사용하고 발전해 나갈 것인지 앞으로 그 길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