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당선되고 전 세계가 북한과 미국 사이에 오가는 미묘한 기류를 주시하고 있다. 도날드 트럼프는 당선되기 전부터 북한 문제를 해결해나갈 것이라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1] 역대 미국 대통령 중 북한에 가장 많은 관심을 주는 대통령이지 않나 생각한다. 그의 말마따나 최근 들어 트럼프가 북한을 대하는 자세가 상당히 날카롭다.[2] 우리나라는 큰 걱정을 하는 것 같지 않지만 다른 나라는 내일 전쟁이 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3] 이러한 주변 상황에 북한은 여전히 남의 일처럼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4]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북한의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 더욱이, 며칠 전 발사한 미사일도 실패로 돌아갔다.[5] 근데 이런 기사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하나 붙었다. 북한의 미사일 몇 개가 발사 직후에 폭발했는데 이것이 미국과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다.[6]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펜타곤에 있는 각 관계자에게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관련하여 이를 저지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에 대해 미국에서 내놓은 대책안은 더 높은 수준의 사이버 공격이었다.[7] 사이버 공격을 통해 북한의 핵 제어 시스템을 통제하고 미사일의 기술 발전을 저지하자는 계획이었다. 이 말인 즉, 미국의 사이버 공격의 수준을 높여 북한이 미사일을 실험 발사할 때 몇 초 안으로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서였다.
사실, 북한의 핵 미사일을 우습게 여기던 시절은 이미 지나간 지 오래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은 오바마가 취임하고 슬슬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2009년 1월, 북한은 수백 개의 단거리와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했다. 이어 북한은 이집트, 리비아, 파키스탄, 시리아 등 미사일을 판매하면서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였다.[8] 하지만 북한이 원하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니라 탄두를 탑재한 채 훨씬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는 차세대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수십 년 전 소련이 잠수함용으로 개발한 R-27이라는 미사일의 원자 핵융합 반응 탄두 기술을 새롭게 연구함으로써 장거리 미사일 개발이라는 목표를 이루려 했다.[9] R-27(빔펠-R27)은 땅굴에 숨길 수도 있고 트럭으로 위치를 이동시킬 수 있을 정도로 다른 미사일에 비해 상당히 작은 미사일이었다.[10] 물론 작다고 해도 180cm인 사람 보다 몇 배는 컸다.[11] 북한의 두 번째 목표는 앞의 기술을 적용하여 이동할 수 있는 대륙간의 탄도유도탄(ICBM)을 개발하여 더 멀리 있는 지역을 목표물로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미사일의 개발이었다.
이러한 내용을 담아 2009년 10월, 클리턴 장관은 기밀이라 적힌 보고서를 통해 사전에 북한의 핵 미사일 위험성을 경고했었다. 하지만 얼마 못가 다음 해에 이 같은 경고는 실화가 되었다. 더군다나 북한은 정기적으로 로켓을 발사하며 미사일 개발에 힘썼다.[12] 특히나 2013년 2월에는 히로시마에 투하한 원자폭탄과 같은 위력의 핵실험이 모니터링 되었었다.[13] 이 때문에 당시에는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을 견제하기 위해 해킹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14]
때마침 북한의 미사일 개발은 놀라운 속도로 실패하기 시작했다.[15] 더불어 북한에 있는 여러 미사일이 우연히 또는 의도적으로 파괴되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미국의 해킹 때문에 그 실패가 두드러지지 않았나라는 소문이 뒷받침 되어줬다. 당시 북한이 클린턴 국무장관의 경고 이후 보란 듯이 공개했던 ‘무수단’이라는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의 대부분은 실패로 끝났고[16] 거의 88%에 달하는 실패율을 기록했다.[17]
하지만 실패 속에서도 북한의 미사일 발전은 계속 이어져 나갔다. 2016년 4월, 김정은은 러시아에서 디자인한 R-27 엔진 한 쌍이 성공적으로 발사한 것을 축하하는 모습이 사진으로 공개되었다.[18] 이는 하나의 미사일에 두 개의 엔진을 같이 묶어 미국에 날려보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오바마의 임기가 거의 끝날 무렵 북한은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차근차근 목표에 근접해가고 있었다. 이 때문에 오바마의 바톤을 이어받은 트럼프가 어떻게 북한의 핵 미사일을 대처할지 도마에 오르기 충분했다.[19]
흘러다니던 이야기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작년 3월 뉴욕타임스를 통해서였다.[20]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오바마 는 북한의 미사일을 파괴하기 위해 3년 전부터 "Left of Launch"라는 기술을 개발해오고 있었다고 밝혔다.[21] 더불어 "Left of Launch"는 북한의 탄도 미사일을 방어할 수 있는 기술임을 은근히 내비쳤다. 뉴욕타임스 외에도 미국 기업 연구소 (American Enterprise Institute)의 국제 보안 전문가인 니콜라스 에버스타트 (Nicholas Eberstadt) 박사는 북한의 미사일 시스템에 침투하는 것이 미국 사이버 공격 기술 발전에 상당한 성취라고 표현했다.[22]
왜냐하면 전 세계 모두가 놀랬던 대표적인 사이버 무기 스턱스넷과 관련에서도 북한 침투는 실패하였기 때문이다. 그만큼 북한은 너무나도 폐쇄적인 시스템에 의해 운영되어 이란보다 더 침투하기 어려운 나라 중 하나가 된 것이다.[23] 니콜라스뿐만 아니라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전적으로 사이버에 의해 손상되었음을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나 사이버 전쟁과 정보 전문가인 데이비드 케네디 (David Kennedy) 역시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을 해킹할 충분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24]
물론 일부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것도 사실이다. 분석전문가 존 실링 (John Schilling)은 이러한 공격이 개방적으로 열려있는 공간에 속해있는 목표물 한에서만 효과적이라며 북한과 같이 컴퓨터의 사용이 제한적이고 선택적이라면 적절치 못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또한, 북한은 보안을 우려하여 맞춤형 운영체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적절치 못하다고 덧붙였다. 이뿐만 아니라 북한에서 잘나가는 사이버 군대도 여러 문제 중 하나였다. 이는 북한에서 잘 나가는 해커들이 미국의 해킹을 알아채지 못했을리가 없을거라는 이야기와 같다. 더불어, 몇몇 개의 미사일은 북한 내에서도 극도로 격리되어 있어 미국의 사이버공격이 거기까지 닿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부품, 미사일 발사 실험 시뮬레이터 및 시스템에 대한 테스트나 잠재적으로 나올 수 있는 신뢰할 수 없는 데이터에서 나오는 취약점에 대해 얼마나 적절하게 처리하고 조치했는지도 불분명했다. 이는 미국의 사이버 공격이 어느 정도 침투 수준을 달성했는지도 확인이 어렵기 때문이었다.[25][26]
오히려 이러한 이야기는 미국에서 북한 정권에 심리적 영향을 미치게 한 효과로 봤다. 멀쩡한 미사일 발사 실패는 멘탈을 쪼개고 북한의 기술 발전을 더디게 만들었다. 이에 따라 지난 10월에 김정은은 적대적인 외국 주체들에 의해 악용될 수 있는 취약성에 관한 조사를 명했다는 기사가 몇 차례 보도되기도 했다.[27]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한 사실 여부를 공식적으로 발표 하지 않았다. 다만, 앞서 얘기한 것만으로도 여러 추측이 난무할 뿐이다. 무엇이 진짜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생각보다 재미있는 이야기다. 더욱이 실제로도 미국은 그만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이 드니 더 재미있는 이야기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