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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의 예술 작품, 하드웨어 배지
2017 11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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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보안 콘퍼런스에는 색다른 문화가 생겨나고 있다. 단조로운 종이 배지가 이제는 형형색색의 하드웨어 뱃지로 변화되어 그 기능을 하고 있다. 컨퍼런스 장에서 뱃지의 역할은 그 사람이 누구이고, 어디 소속이며, 컨퍼런스에 온 참여자임을 나타낸다. 따라서 종이 배지는 간단하게 이름과 소속 그리고 참여자인지 혹은 운영진인지와 같은 특이 사항을 적어놓고 하는데, 사실 종이 배지는 아주 단순하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종이에 글 몇 자 적어놓은 단순한 종이 배지가 해커들 손에서 다시 태어나 이제는 게임을 하고, LED 불빛을 만들어내는 등 콘퍼런스의 꽃이 되어 가고 있다. 손바닥 정도의 크기, 그건 콘퍼런스에서 한 조각의 기술이었고, 예술 작품이었다. 오늘은 화려한 하드웨어 배지에 대해 소개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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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 배지는 해커가 자기 일에 대해 창의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하나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2014년 Defcon 22에서 Whisky Pirates의 주문형 하드웨어 배지가 처음으로 선보이면서 콘퍼런스에서 하드웨어 배지는 큰 시선을 끌었다.[1] 그리고 다른 콘퍼런스에서도 점차적으로 하드웨어 배지를 만들어 사용하더니 2017년 Defcon에선 수많은 배지가 나왔다. 더욱이 2017 Defcon에서 만들어진 배지들은 서로 지속해서 접촉하며 중복되지 않는 선에서 기술을 공유하고 창의력을 뽐냈으니 상당히 의미가 있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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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하드웨어 배지가 흥하게 되면서 Defcon 배지를 만드는 사람들을 위한 곳도 생겨났다. 이곳에서는 서로 대화를 나누며 기술적인 부분도 묻고 답하며 여러 사람과 함께 기능 브레인 스토밍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전에는 배지의 디자인과 기능과 비교하면 하드웨어 뱃지 개발에 의미를 두었다면, 최근에는 기능적인 부분이나 디자인 등 여러모로 신경 써서 개발되는 추세라 다양한 특징의 배지가 많아지기도 했다. 이러한 점은 이번 2017 Defcon에서 선보인 하드웨어 뱃지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는데, 특히나 통합 badgelife API 덕분에 커다란 도약을 보이기도 했다. 예를 들어, Rigado 모듈을 사용하여 무선 인터넷이 달린 배지가 곳곳에서 보이기도 하였고, 다른 하드웨어를 사용하는 일부 업체에서는 배지 간의 무선 게임을 위해 god mode를 사용하는 등 명령 및 제어를 위해 신경 쓴 점도 보인다.

하드웨어 배지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은 2017 Defcon에서 열린 뱃지 개발자 모임 얘기가 빠질 수 없는데, 막상 이곳을 방문한 이에 말에 따르면 엄청난 양의 배지와 디스플레이가 있는 배지를 주문하려는 사람들의 광란의 몇 시간이었다고 한다. 더불어, 이렇게 발전하고 있는 하드웨어 산업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하게 될지 보일 수 있는 자리였지 않나 싶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그 자리에 없었던 우리는 어떻게 그 자리에 감동을 느껴볼 수 있을까. 그래서 준비해봤다. 2017 Defcon에서 선보였던 배지를 몇 개를 살펴보도록 할까.

MrRob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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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an의 Mrs.Robot Badge는 Defcon에서 가장 인기가 있었던 배지 중 하나였다. 100달러에 판매되었던 Mrs.Robot Badge는 Brian이 수개월 동안 PCB를 테스트하고, 여러 차례 주문하며 결국 만들어낸 결과다. 이 배지의 핵심 기술은 여러 가지 색상의 PCB 아트로, 화려한 불빛 아트와 그리고 사용자 정의 컬러 솔더 마스크와 여러 색상의 실크 스크린에 있다. Brian은 Seeed Studio에서 PCB를 만들 때 투명 솔더 마스크와 실크 스크린, 2개 레이어를 사용하였고, ESP8266와 IS31FL3731에 의해 구동되는 144개의 LED 매트릭스를 포함하여 구현했다. 이 외에도 이 배지에는 작은 메모리 공간에 Tetris, Snake, Paint, Wireless fun과 같은 게임을 추가했으며, 흥미롭게도 Mr. Robot Badge는 누구인지 찾는 미니 게임이 포함되어 있다. 애플워치 게임 중 채팅 게임인 ‘lost’와 비슷한 게임이라고 보면 좋을 듯하다. 상당히 재미있는 아이디어이지 않나 생각한다.[2][3][4]

 

Car Hacking Village Ba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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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B 아트가 돋보였던 배지는 또 있다. 바로 Car Hacking Village 배지다. 이 배지도 2017 Defcon에서 돋보였던 배지 중 하나로, 다른 배지에 비해 늦게 판매를 시작했지만, 당시 Defcon 기간 동안 약 900개가 판매되었을 정도로 인기 있던 배지다. 다른 배지와 다르게 흥미로운 점은 자동차 해킹에 대한 지식을 넓힐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즉, 배지 자체가 자동차 해킹과 관련한 것으로 상당히 흥미로운 배지인 듯하다. 완성된 배지의 동영상은 트위터에 올라와 모두가 볼 수 있도록 업로드 되었다.[5][6][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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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 CON의 I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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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는 아니지만, 컴퓨터를 좋아하는 만큼 게임을 좋아하는 이들도 많다. 그런 이들이 보기에 눈이 번쩍 뜨일만한 배지도 있다. 바로 IDES다. 게임기의 모양을 띠고 있는 이 배지도 Defcon의 배지들 중에서 인기 있던 배지 중 하나다. IDES는 멀티 플레이어 배지이기 때문에 비디오 게임뿐만 아니라 다른 배지 소유자와 무선으로 연결도 되고 같이 게임도 할 수 있다. 당시 Defcon에서는 이 배지 덕에 Game Boy처럼 이 배지에 붙어 앉아있는 사람들을 여럿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이 배지에 포함된 펌웨어는 읽기 보호가 되지 않으므로 Zapp 게임 같은 경우, 플레이어 순위를 인위적으로 높일 수 있도록 덤프 및 디스어셈블도 가능하도록 했다. 완전한 향수 돋는 고전게임인 셈이었다.[10][11]

 

Crypto and Privacy Village Ba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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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배지는 다른 배지들과 달리 흥미로운 기능이 있는 배지다. 자물쇠 모양의 배지는 ESP32 모듈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배지는 전면에 로터리 엔코더와 정전 용량 터치 센서가 있는 백라이트 디스플레이가 달려 있다. 또한, 주변에는 화려하게 수를 놓은 PCB 키가 있어, 모양새도 훌륭하다. 이 배지의 특이한 점은 배지 패키지에 이어폰이 포함되어 있고, 배지에는 헤드폰 잭이 있어, 주말 내내 Defcon 라디오를 스트리밍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콘퍼런스라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잘 낸 것 같다. 배지에는 MicroPython으로 배지를 해킹할 수 있는 배지가 추가되어 무선 측면에서 다른 배지를 찾아낸다.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백도어를 Bender 배지의 Bender에 넣었다고 한다. 마치 무선 배지로 서로 해킹할 수 있도록 말이다. 이 배지는 Crypto Village에서 120달러에 판매되었다고 한다.[12]

 

이 외에도 Defcon에서 보여 준 배지는 상당히 훌륭했다. 비록, 배지가 상업적 가치를 띠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도해 볼 만한 재미있는 프로젝트이지 않을까 싶다. 어떻게 보면 하드웨어 배지는 컴퓨터를 하는 이들에게 하나의 예술로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만든 이들 역시 서로의 배지를 존중해주고, 깜박이는 LED 또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멀티 플레이어 게임이든 모든 배지에 오류 없이 잘 실행될 수 있도록 노력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 상대방 배지의 독창성을 기꺼이 축하하고자 했다. 단순한 배지가 아니라, 하드웨어 배지는 서로 의사소통을 하며 만남의 장을 갖고, 서로의 기술을 뽐내며 배워가는 그런 매개체이지 않을까 한다. 2017년의 배지가 이러했다면 2018년의 배지는 앞으로 어떨지 기대가 크다.  

유성경 yuopboy@grayhas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