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cker
프리커, 존 드레이퍼
2016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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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닉슨 대통령이 부임하고 있을 때 백악관 사무실의 보안전화가 울린다. 이 보안전화는 긴급 시 대통령에게 직접 연결되는 가장 보안이 철저한 전화선으로 자신의 코드가 맞으면 보고 전화를 받는다. 당시 닉슨은 전화에 백악관의 코드명 올림퍼스가 뜨는 것을 확인했고 그는 전화를 받았지만, 전화는 짧게 끊어진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말은 “Sir, 여기 로스앤젤레스에 국가 위기상황이 벌어졌습니다. Sir, 화장실에 휴지가 떨어졌어요.[1]” 였다. 이 장난 전화의 주인공 존 드레이퍼는 1970년대 최초로 전화선을 이용해 해킹한 인물이다. 그가 전화를 해킹할 때 사용되었던 것은 시리얼 상자에 넣어주는 작은 호루라기 장난감이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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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토마스 드레이퍼 (John Thomas Draper)는 1943년 3월 11일에 태어나 현재 73세로 굉장히 정정하신 해커이며 프로그래머다.[3] 호루라기가 나온 시리얼 박스의 명칭을 따 캡틴 크런치(Captain Crunch)라고도 불리며 세계 최초로 전화 통화 시스템을 해킹한 프리커(phreaker)로 유명하다.[4] 그가 어렸을 때는 군부대에서 버리는 부품으로 집에서 할 수 있는 라디오 방송국을 만들 정도로 뛰어났지만, 학교에서 자주 괴롭힘을 당하여 심리 치료를 받기도 했었다.[5] 특히나 그의 아버지는 미국 공군 엔지니어로 자신에게 많은 영향을 줬다고 한다. 존 드레이퍼는 대학 과정을 마치고 1964년 스스로 공군에 입대한다. 그가 알래스카에 주둔하고 있을 때 다른 군인 동료를 위해 지역 전화 교환대를 이용하여 무료 통화를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알래스카 이후에는 미국 동북부 주, 메인에 있는 찰스턴 공군 기지에서 머물다가 1967년쯤 메인에 있는 Dover-Foxcroft에 개인방송 WKOS(W-"chaos")를 만들어내지만 WDME(Radio-FM)가 반대하면서 개인적인 방송은 종료한다.[6] 1968년 이후에는 공군을 나와 De Anza College에서 시간제로 공부하며 엔지니어와 DJ로써 활동한다. 이 기간동안 그는 여러 의미로 주목받았는데 그 중 하나는 그의 긴 머리[7]였고 다른 하나는 청결하지 못한 더러움이 한몫했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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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커란 전화선을 이용해 해킹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명칭으로 그들이 하는 것을 프리킹(phreaking)이라 한다. 당시 원거리 전화 요금은 상당히 비쌌던 터라 존 드레이퍼의 무료전화 해킹은 많은 이슈가 되었고 유행처럼 퍼져 나갔다. 이렇게 시작된 전화기 해킹은 존 드레이퍼를 시작으로 많은 해커가 프리킹을 시도하였고 천재 해커라 칭해지는 해커들은 어렸을 적에 한 번쯤은 프리킹을 했다는 이야기를 하곤 했다.

그는 평소에 전화를 어떻게 하면 공짜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궁금증을 느꼈었다. 그런 그가 본격적으로 프리킹을 하게 된 계기는 선천적으로 시각장애인이 된 죠 엔그레시아(Joe Engressia)를 만나고부터다.[9] 시각을 잃었던 대신에 청각이 더 예민했던 죠 엔그레시아는 어떠한 소리가 네트워크 전화망에 혼란을 준다는 것을 알았다. 죠 엔그레시아는 이 사실을 알고 난 후, 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사실 여부를 확인했고 절대음감이었던 그는 그 일정 소리가 2,600Hz의 소리임을 알았다.[10] 존 드레이퍼는 죠 엔그레시아와 교류를 통해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더불어 자신이 먹는 시리얼 캡틴 크런치에 있던 장난감 호루라기가 2,600Hz의 음을 내며 미국의 전화국인 AT&T의 장거리 전화선에서 사용되는 주파수와 꼭 들어맞는 것을 알고 본격 전화 네트워크의 시스템을 공부하며 프리킹을 시도한다.[11]

2,600Hz의 음은 전화 시스템을 제어하는 음이었고 짧은 음과 긴 음, 반복적인 음의 형태로 시스템을 제어했다. 당시 짧은 거리에 전화는 높은 전기 신호가 오가며 선을 넘어다니는 형식으로 연결되었지만, 장거리에서는 이러한 방법이 적절치 않아 중간에 교환수를 배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화 회사 AT&T은 이 신호가 오가는 것을 자동화하였고 이 과정에서 인간 음역의 신호를 보냄으로써 시스템을 조절했다. 즉, 장거리일 경우 인간의 음성을 다이얼 톤으로 변경하였고 몇 가지의 다이얼 톤이 전화 시스템의 제어 신호로 사용되었다. 여러 전화 시스템을 제어하는 다이얼 톤 중 2,600Hz는 전화 연결을 끊는 신호였다.[12]

무료 통화는 이러한 과정에 있는 취약점을 통해 할 수 있었다. 전화 연결을 하고 2,600Hz의 신호를 보내면 시스템상에서는 전화가 끊겨버리지만 실제로는 끊긴 것이 아니라 정상적으로 작동되어 전화 연결을 계속해서 할 수 있었다.[13] 이 상태에서 전화 회사는 전화 연결이 끊겼다고 생각하여 요금이 부과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 전화 연결은 되고 있었다.

무료 통화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통해 이루어졌다. 존 드레이퍼는 먼 거리에 있는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고 통화음이 가는 도중에 2,600Hz의 신호를 전송하였다. 그러면 전화 시스템에서는 이론적으로 연결을 끊었고 그가 다시 상대방의 다이얼 신호를 흉내 내 전송하면 무료 전화 연결이 되었다. 또한, 존 드레이퍼는 효과적으로 운영체제 모드에 연결할 수 있도록 AT&T의 라인 중 하나를 절단 후에 컴퓨터와 연결하여 환경을 구성했다. 그리고 그는 다이얼 톤이 붙어 있어 신호를 보낼 수 있는 블루박스(blue box)라는 전자 장치를 만들어 사용했다.[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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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이러한 취약점으로 무료 전화가 기승했지만 이러한 전화 시스템을 고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블루박스 때문에 사람들이 서로 전화하는 것을 유지하면서 라인 프로토콜을 재설계하고 사용 중인 장비를 교체하여 개선한다는 것은 비용이 상당하게 들었다. 더군다나 장거리 전화 네트워크망 자체가 크고 복잡하고 역동적이어서 개선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러한 존 드레이퍼의 공개적인 프리커 활동은 언론에 이 사건이 공개되면서 잠잠해졌다. 1971년 ‘에스콰이어’ 잡지에서 ‘작은 블루 박스의 비밀[15]’ 이라는 기사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1972년도에는 램퍼츠 잡지에서 ‘블루박스 만드는 법’을 기재하였고 법원으로부터 회수명령을 받았지만 이미 많은 수의 배급이 이루어져 돌이킬 수 없었다고 한다.[16] 결국, 그는 1972년 사기 혐의로 체포되었고 그는 무료 통화를 했던 만큼의 벌금을 내라는 벌금형과 5년의 집행유예를 선고받는다.[17]

존 드레이퍼는 10대때부터 전화기를 사용하고 어떻게 돈을 다시 끄집어낼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고 한다. 이제는 인터넷의 보급도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계속해서 나오는 프리킹 기술로 더는 호루라기를 사용하여 전화기를 해킹할 필요가 없지만 많은 이들이 그의 방법을 기억하고 또 다른 방법을 찾아낸다. 특히, 그가 찾아낸 2,600Hz 주파수의 숫자는 ‘해킹’이라는 의미를 두어 많은 해커에게 사용되고 있다.[18]

유성경 yuopboy@grayhas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