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하면 스티브 잡스만 생각하지만 숨은 공신은 따로 있다. 웬만한 모든 애플 제품은 이 사람을 거쳐갔으며 모니터가 달린 컴퓨터를 사실상 혼자 만들어낸 숨은 천재 엔지니어, 스티브 워즈니악이다. 스티브 잡스가 마켓팅과 포장을 잘하는 기업가 기질을 타고났다면 워즈니악은 순수하게 개발만 하신 공돌이다. 워낙에 주어진 일만 하는 곰 같은 사람인지라 여우같은 스티브 잡스가 공로를 혼자 독차지했다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
스티브 워즈니악(Stephen Gary "Woz" Wozniak)은 1950년 미국에서 태어난 폴란드계 미국인이다. 현재 만 66세이며 비행기 사고 이후로 심리학에 관심이 높아져 콘서트도 열고 힘든 음악인들을 지원하며 교육자의 삶을 살고 있다. 그렇지만 비행기 사고 이전에는 모니터가 달린 컴퓨터, ‘애플I’를 만들어낸 천재 개발자이며 애플의 두뇌로 평가받는다. 지금은 애플하면 스티브 잡스의 이미지가 너무 커 워즈니악은 많이 묻히지만 그가 없었다면 애플도 스티브 잡스도 없었다. 특히나 국내에서는 워즈니악의 인지도가 너무 낮아 아무도 그를 몰라보는 것은 고사하고 그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분들이 대다수다.
스티브 워즈니악은 내성적인 성격과 반대로 워낙 장난이 많았다. 어렸을 적에는 메트로눔으로 시한폭탄과 같은 가짜 폭탄 장난감을 만들어 내서 혼나기도 했다. 고등학생 때는 기숙사의 TV를 먹통으로 만들어버리는 기기를 만들어 사람들 몰래 장난을 치곤 했다. 또한 AT&T사를 해킹하여 장거리 전화를 무료로 하기도 했으며 교황에게 장난 전화도 서슴지 않는 장난 매니아였다.[1]
이렇게 장난이 많은 그는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의 공동 창시자이다. 당시 워즈니악은 대학생 시절부터 모니터가 달린 컴퓨터를 개발하고 싶었지만 다니고 있던 HP 회사에서는 이 의견을 무시한다. 그런 시기에 중딩 잡스가 고주파 측정기를 조립하던 중 부품이 없어 HP 회사에 문의를 했고 HP 회사 창업자 중 한 사람인 윌리엄 휴렛은 감명받아 방학 중에 나와서 일해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한다. 이것이 워즈니악과 스티브 잡스의 첫 만남이었다. 그렇게 워즈니악과 잡스는 HP회사에서 만나 컴퓨터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개인용 컴퓨터 시제품을 만들었다. 그렇게 나온 것이 애플l 이다. 독특하게도 애플l은 나무로 제작되어 있고 이는 스티브 잡스가 직접 깎아서 만들었다고 한다. 물론 내부에 시스템은 워즈니악이 혼자 도맡아서 개발했다.[2]
애플I이 출시되고 대박을 터트리면서 애플l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애플ll를 개발하여 대량생산 하기로 한다. 애플ll는 나무가 아닌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면서 잡스는 할 일이 더 없어졌고 실질적으로 워즈니악 혼자 만들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렇게 만들어진 애플ll는 엄청난 인기를 끌었으며 저렴하지 않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팔려나갔다.
본래 스티브 잡스와는 서로 장난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서로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어 둘은상호 보완하는 관계이다. 하지만 인터넷에 둘을 검색하면 ‘거듭되는 통수’ 같은 주제로 스티브 잡스가 재무를 모르는 워즈니악에게 사기 치거나 서로 싸웠다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를 해서 받은 금액은 반을 나누어 받기로 했는데 당시 받은 금액은 5000달러였지만 잡스는 워즈니악에게 700달러만 받았다 하며 350달러만 줬다는 얘기가 있다. 당시 워즈니악이 한 프로젝트는 벽돌깨기 게임으로 게임기 안에 칩이 130~170개가 들어가야 하지만 회사에서는 100개 이하로 들어가길 원했다. 워즈니악이 이를 44개로 해결하였고 회사에서는 말한 금액보다 더 큰 금액을 준 것이다. 나중에 워즈니악이 자신의 자서전에 50개 미만이면 700달러, 40개 미만이면 1000달러로 계약이 되어있는 줄 알았다고 말한다. 몇 차례 싸웠다는 이야기가 돌지만 잡스가 죽기 전에 화해를 했다고도 한다.[3]
워즈니악이 컴퓨터가 아닌 제 2의 인생을 살게 된 것은 경비행기 추락사고이다. 당시 애플lll의 잦은 고장과 전작이 뛰어나서인지 애플ll의 그림자를 못 벗어나 애플lll른 그야말로 만신창이였다. 같이 작업하던 사람들도 다 떠나고 자신도 쉴 겸 회사를 나오게 된다. 회사를 나와 자신의 취미인 경비행기를 타다가 워즈니악은 추락사고를 당하고 이로 인해 약 한달 간 기억상실증에 걸려 기억을 하나도 못한다. 당시 치료를 하면서 워즈니악은 인간의 기억과 심리에 대해 관심을 많아지게 되면서 전에 다 마치지 못한 대학을 다시 다니게 된다. 그는 본래 컴퓨터 전공이였지만 다시 다니게 된 대학교 전공은 심리학을 전공하면서 애플에서 번 돈으로 작은 콘서트도 열고 힘든 음악인들을 도우며 선생님의 꿈도 이룬다. 물론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다시 애플로 돌아가긴 했지만 예전과 다른 회사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나와버린다.
지금의 워즈니악은 컴퓨터와 거리가 멀어져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그는 여전히 애플의 두뇌, 천재 엔지니어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많은 이들, 정확히 공돌이들이 그를 아직 존경하는 마음으로 실리콘 벨리에 사는 그와 우연히 마추졌을 때 아는 척을 하면 반갑게 맞아준다고 한다. 스티브 잡스에 가려지고 지금은 컴퓨터 일을 하고 있지 않지만 그의 천재성은 여전히 언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