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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터
2017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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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의 꽃이라 불리는 3D 프린팅 기술은 우리의 삶에 무궁한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다. 지금 광주에서 열리고 있는 2017 광주 디자인비엔날레에서는 3D 프린팅 기술이 얼마나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특히, 디자인비엔날레에서 전시된 피규어, 일상용품, 오브제, 의류, 신발, 커스터마이징 제품, 건축, 의료, 자동차 등등 3D 프린터로 만들어진 다양한 제품들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모으기 충분하다.[1] 이전에는 고가의 장비였던 탓에 기업, 연구 목적으로만 사용해오던 3D 프린터가 기술의 발전으로 일반인들에게도 보급되면서 쓰임새가 더욱 다양해지지 않았나 싶다. 일반인들도 구매할 수 있고, 잠깐의 사용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렌탈 서비스도 활발하게 제공되고 있어[2] 접하기에 어렵지도 않아 3D 프린터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더 많은 곳에서 사용되는 만큼, 그늘은 존재한다. 이전부터 경고해오던 3D 프린트를 통한 해킹은 집 열쇠를 복제하고, 지문을 복사하여 돈을 훔치며, 이제는 사람을 위협하는 총까지 만들어낼 정도로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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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터는 우리의 삶에서 사용되는 물건들을 3D 도면을 바탕으로 하나의 물체로 만들어내는 기계다. 이제껏 우리가 알고 있었던 프린터의 개념으로 종이에 잉크를 사용하여 문서를 인쇄하는 프린터가 아니라, 입체적인 물체를 표현하는 데이터를 3D 프린터를 통해 인쇄한다고 보면 된다. 즉, 기존의 프린터 정의와는 좀 다르지만 기계의 작동 메커니즘은 얼추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3D 프린터의 발전은 최근 몇 년 전부터 급격하게 향상되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신기술 같지만, 사실 3D 프린터는 상당히 오래된 기술이다. 무려 1980년 초반에 나왔으니 연식으로 따지면 거의 40세 정도랄까. 본래 3D 프린터는 상품을 내놓기 전, 상품의 시제품을 만드는 기기로 사용되어 왔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만든다고 했을 때에 제품을 하나 만들기 보다는 3D 프린터로 작게 시제품을 만들어 생각지 못한 고장이나 부품 오류 등이 생길 경우의 금전적 손해와 시간을 아끼자는 명분으로 사용되어 왔다. 실제 자동차 하나를 만드는 것보다 3D 프린터로 시제품을 뚝딱 만드는 것이 금전적으로나 시간상으로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보통 3D 프린터는 기업 혹은 연구 목적으로 많이 사용되었는데, 기술의 발전으로 3D 프린터가 대량 생산되고 3D 프린터에 사용되는 재료가 다양해지고 더 저렴해지면서 이제는 각 집안에 한 대씩 생길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3]

3D 프린터는 입체적으로 그려진 물건을 마치 미분하듯이 가로로 1만 개 이상 잘게 잘라 분석한다. 그리고 아주 얇은 레이어를 한 층씩 쌓아 물건의 하단부터 가장 상단까지 겹겹이 쌓으며 만들어나간다. 이를 쾌속조형 방식이라고 하는데, 이 외에도 3차원 설계에 따라 물체를 둥근 날로 깎아 제품을 만드는 방법과 실제 물건의 모양을 카메라로 본떠 모니터에 3차원으로 그리는 3차원 스캐너 방식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잉크젯프린터가 빨강, 파랑, 노랑 세 가지 잉크를 조합하여 다양한 색깔을 만들어낸다면, 3차원 프린터는 설계에 따라 레이어를 넓거나 좁게, 얇거나 굵게, 위치를 조절하며 쌓아 올리므로 실제로 보면 표면이 계단처럼 들쭉날쭉 하지만 레이어가 얇을수록 물건은 더욱 정교해진다. 잉크젯프린터가 인쇄를 할 때 사용하는 재료가 잉크라면, 3D 프린터는 필라멘트라고 하여 빛을 받으면 고체로 굳어지는 플라스틱이 있다. 이 필라멘트를 3D 프린터에 넣고 순간적으로 강한 열을 가하여 플라스틱을 녹이면서 물건을 그려 나간다. 그렇게 프린터를 통해 만들어지는 하나의 레이어들은 상온에서 굳어가면서 하나의 물건으로 만들어지게 된다.[4]

3D 프린터를 이용한 산업은 끝을 모를 만큼 매우 다양하므로 대중화가 된다면 가히 산업혁명 급에 대격변을 일으킬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3D 프린터를 대표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우주 연구 분야에서는 3D 프린터의 이점을 알리는데 한몫했다.[5][6] 우주에서 장비가 고장이 날 경우를 대비하여 어떤 부품이 고장이 날지 모르니 그 부품을 여분으로 가져가느니 차라리 그 자리에서 뽑아내서 만들 수 있는 3D 프린터를 가져가는 것이 더 경제적으로 여기고 있다. 부품 2개~3개 들고 가느니 우주여행을 할 때는 3D 프린터 한 대를 더 여유분으로 가져가는 것이 공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더 효율적인 셈이다. 더욱이 해가 거듭되면서 재료의 종류는 다양해고 2013년 10월 22일에는 유럽 우주국에서 3D 프린터로 우주선에 쓰일 수 있는 금속부품을 만들어내었고[7], 이제는 플라스틱이 아닌 금속제품도 일반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3D 프린터는 우주가 아닌 건축 분야에서도 사용된다. 높이 7미터, 너비 15미터의 건축물에 창틀과 배선 작업까지 해서 3D 프린터를 이용하면 이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일주일 정도다.[8] 마치 패스트푸드처럼 마우스 클릭만 하면 집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건축업에서의 3D 프린터는 영하 35도 혹한에서도 35제곱 미터 규모의 집을 하루 만에 완공한다. 기존 건축 양식을 벗어나 다양한 형태의 집도 만들 수 있고, 건축 비용도 집 한 채 짓는데 한화로 천백만 원이면 충분하다.[9]

의료 분야에서도 3D 프린터는 아주 영특하게 제 역할을 해낸다. 3D 프린트 덕에 보통 100시간 가까이 걸리는 샴쌍둥이 분리 수술은 22시간, 하루도 안 되어서 성공적으로 마쳤다.[10] 이 수술의 일등공신은 당연히 3D 프린터. 집도의였던 헨리 기와모토 교수는 샴쌍둥이가 붙어 있는 부분을 3차원으로 인쇄하여 수술하기 전 내장과 뼈가 다치지 않도록 자르는 예행연습을 한 결과 실제 수술에서 당황하지 않고 차근차근 진행할 수 있었다고 한다.[11] 3D 프린터를 사용하면 인공치아나 인공관절 같은 보형물 제작도 효율적으로 제작할 수 있으며, 시멘트 가루에 산을 뿌려 ‘인공 뼈’를 만드는데도 성공했다[12]. 더욱이,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줄기세포를 층층이 쌓아 올려 살아 있는 장기를 만드는 연구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13] 이제는 3D 프린터로 사람도 만들 기세다.

어렸을 적 상상했던 음식이 끊임없이 나오는 접시처럼, 밀가루, 설탕, 초콜릿, 과자 등 먹을 수 있는 재료로 음식을 만들 수 있는 3D 프린터도 있다.[14] 스페인에서 개발한 음식 3D프린터 푸디니(Foodini)를 사용하면 마우스 클릭 몇 번으로 반죽이나 페이스트를 넣어 다양한 종류의 파스타나 빵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15] 푸디니를 이용하면 음식의 표현은 더 정교해지고 자유롭게 디자인할 수 있으며, 처음부터 음식에 들어가 있는 영양소를 고려하여 만든 음식이니 좀 더 영양가 있는 음식을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맛은 보장할 수 없지만.

뜨개질 3D 프린터를 통해 옷과 신발 등을 제작할 수도 있다.[16] 왠지 뻣뻣할 것만 같은 느낌이지만 막상 보면 그냥 화려한 천으로 만들어진 옷이다.[17] 난 안 입을 것 같지만.. 최근에는 이스라엘의 젊은 패션 디자이너 대니트 펠레그(Danit Peleg)가 3D 프린팅을 이용하여 만든 재킷을 자신의 온라인 웹사이트에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백만 원이 넘는 상당한 가격의 옷이지만 옷이 만들어진 과정의 특별함은 상품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었다.[18] 3D 프린터를 이용한 의류 산업은 이 외에도 ‘나만의 옷’ 만들기라는 미래형 의류 제작 시스템도 상당히 주목 받는다. 신체를 측정하고 디자인 및 패턴, 가상 착용 등을 확인하고 염색 및 재단, 봉제하는 데 들여지는 시간은 고작해야 2시간정도다.[19] 이제는 손재주가 없어도 돈이 없어도 내 옷은 내가 만들어 입을 수 있는 시대인 것이다.

이 밖에도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3D 프린터 사용에 대한 기대치는 상당히 크다. 이처럼 3D 프린터는 정말 다양한 산업에서 빛을 발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기술의 발전, 3D 프린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재료가 다양해지면서 그에 대한 사용범위도 무척이나 넓어진 것이다.[20] 3D 프린터의 보급이 산업혁명을 가져온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란 것이다. 향상된 3D 프린터의 기술로 사용 범위가 더욱 넓어지고, 우리 주변에 있는 물건이란 물건은 3D 프린터로 만들어질 때 우리는 생각해봐야 한다. 고도의 기술은 그늘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자, 때로는 많은 이가 알면 위험해지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어,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열쇠라던가, 나를 나타내는 고유한 나의 실체 일부, 그리고 다른 이를 위협할 수 있는 무기 등 이런 것들은 제한되어 있는 특정인들만 알고 있어야 하는 정보들인 것이다. 하지만 3D 프린터를 통해 이런 것들이 침해 받는다. 3D 프린터가 나오고부터 나왔던 우려였지만 이제는 머지 않아 다가올 문제로 우리는 이런 정보 노출과 위협에 주목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3D 프린터의 보급화가 우리에게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일까. 이에 대해서는 2부에 이어서 이야기해볼까 한다.

유성경 yuopboy@grayhas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