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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누구인가, 어나니머스
2016 0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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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혁명과 저항의 아이콘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쓴 ‘어나니머스(Anonymous)’ 그들이 누구인지에 관하여 이야기해보려 한다. 그들은 해커이며 사회 운동가들이다. 그들은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며 세계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또한 그들의 특징인 익명성은 그들이 누구인지 서로가 누구인지도 모른다는 것으로 잘 나타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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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니머스란 이름은 원래 ‘4chan’이란 사이트에서 기본으로 설정된 ‘익명’이란 이름이다. 그들은 4chan에서 다른 이들의 신상을 털고 ‘we are anonymous’를 외치게 되는데 그것이 단체명으로 굳어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의 어나니머스가 4chan의 멤버라는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4chan이란 사이트에서 나왔지만 막상 그들은 서로 기분 나빠한다. 초기의 어나니머스는 ‘해킹’이 아닌 단순히 다른 이에 신상을 털거나 골탕먹이는 등의 행동을 했다.

이들이 4chan에서 독립하게 된 계기는 4chan의 몇 명의 무리가 ‘사이언톨로지’라는 종교가 반인권적이고 반민주적인 종교라 주장하면서부터다. 처음에는 사이언톨로지 웹 사이트에 가벼운 DDos와 같은 공격을 하였지만 본격 공격이 감행하게 된 것은 스스로 어나니머스라 밝힌 4명의 유투버가 사이언톨로지에 선전포고하는 동영상을 올리면서 본격 사회운동에 색깔이 띄게 된다. 사건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4chan의 운영자는 이 사건에 대해 발을 빼게 되고 이에 4chan에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던 반 사이언톨로지 무리가 4chan이 아닌 다른 곳으로 거점을 옮기면서 ‘어나니머스’가 독립하게 된다.

 

‘프로젝트 채놀로지(Chanology)’ 즉, 이 반 사이언톨로지 운동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운동이다. 총 3번의 오프라인 시위가 등장하게 되는데 전 세계적으로 이 운동에 동참하는 이들이 생겨난다. 이 오프라인 시위는 익명의 나타내는 가면을 쓰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다. ‘어나니머스를 표방한 자는 모두 어나니머스이다’라는 개념이 꼭 들어맞는 운동이었다. 이때 사용했던 자유와 혁명의 상징인 가이포크스 가면이 지금의 어나니머스 트레이드마크가 된다. 또한, 어나니머스라는 존재가 전 세계에 첫 눈도장을 찍게 되는 운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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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니머스는 ‘익명’이란 성격에 맞추어 따로 가입할 필요 없이 누구나 어나니머스를 자청하여 행동할 수 있다. 또한, 따로 공식적인 리더가 없어 익명을 제대로 보여주는 단체이다. 아래에 나오는 머리 없는 사람은 한마디로 리더가 없다는 것을 말하며 어나니머스의 표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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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익명이란 뚜렷한 주관을 표현하지만 요즘 어나니머스를 표방하기 위해서는 해킹 능력을 갖추고 어나니머스와 같은 사상을 가지고 행동해야 하는 조건을 지켜야 한다. 즉, 어느정도 해킹 실력을 갖춰 추적망을 피해 어나니머스의 특징인 ‘익명’을 지켜내야하는 것이 암묵적인 조건이다. 만약 이를 지키지 않으면 그것은 사칭자로 들어간다. 국내는 이런 사칭자 때문에 어나니머스 이미지가 많이 실추된 상태이다. 특히나 중학생의 어나니머스 사칭사건으로 그 이미지는 바닥을 친다.[1]

중학생의 어나니머스 사칭사건은 해킹 능력이 없는 어느 한 중학생이 자신 스스로 어나니머스라 사칭하여 ‘한국 정부, 청와대와 같은 주요 정부시설을 공격하겠다’ 선전포고를 하였다. 몇몇 기자들은 이런 흥미로워 보이는 이야깃거리에 ‘국내 어나니머스는 중학생’이라 오보를 보낸다.[2] 어찌 보면 이러한 오보들도 국내에서 어나니머스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데 크게 한몫했다. 사실 어나니머스 사칭은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상당하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사칭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도 어나니머스의 이미지가 많이 곤두박질쳐 있긴 하다. 어쨌든 이는 ‘어나니머스가 되기 위한 조건’과 ‘어나니머스를 표방한 모든 이가 어나니머스다’라는 어나니머스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에 대한 결과로 빚어진 것이라 본다.

그렇다면 어나니머스는 히어로일까. 사실 그들은 딱 히어로, 범죄자라고 규명하기에는 어렵다. 오히려 인류애를 바탕으로 여러 운동과 공공의 적에게 선전포고하고 정부의 비리 등을 공개하는 등의 활동으로 그들을 좋게 보는 시선이 많다. 더군다나 그들 스스로 정의를 위해 싸우는 로빈 후드, 의적이라 칭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의 행위는 엄연히 불법이므로 그들을 범죄자로 보는 시선 또한 꽤 많다.

그들의 행보로는 사실 전 세계를 무대로 한 익명 단체이기도 하고 소수의 집단도 어나니머스가 될 수 있어 그들의 모든 공격 사례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더군다나 소수의 공격이 어나니머스 전체의 공격으로 받아들여질 때도 있어 하나하나 정확히 규명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공통으로 그들은 금전적인 이유로 행동하지 않고 인류애적인 사상이 바탕이 되어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는 범죄 집단이나 범죄, 혐오 사상을 내세우는 공공의 적을 공격한다. 또한, 국가에 소속되지 않는 무정부주의를 주장하며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태도를 밝힌다.

서로가 익명이지만 어나니머스의 본진을 따지자면 대부분 회원은 미국에서 거주하고 있다. 보통 어나니머스의 공격으로 알려진 대부분은 미국에서 일어난 사례라고 보면 된다. 국내에서는 아직 눈에 띄는 어나니머스 회원은 없다. 그들이 익명이라는 특징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것도 있겠지만 법을 어겨가며 공격하는 것도 또한 추적망을 피할 수 있는 사람도 드물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보통 사칭자들이 대부분 주를 이루지만 완전하게 없을 거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런 의미로 혹시 모른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어나니머스일지도!

유성경 yuopboy@grayhas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