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해커라는 단어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오늘은 기본에 충실하자는 느낌으로 해커에 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요즘에는 ‘어나니머스’도 있고 해커가 사회적으로도 좋은 활동을 많이 해서 멋있게 바라보는 시선도 많지만 한편으로는 여전히 어두운 거 좋아하고 다른 이를 골탕먹이는 것을 좋아하는 음침한 시선으로 보는 사람도 많다. 오늘은 그러한 생각에 찬물을 끼얹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다. 해커는 생각보다 재미있고 멋진 사람들이다. 그들은 정말 자기 일을 열심히 하고 정말 죽자고 컴퓨터에 파고든다.
해커는 ‘아주 유능한 프로그래머’도 되고 ‘컴퓨터 시스템에 취약한 부분을 통해 공격하는 공격자’도 될 수도 있다. 다른 의미로 해커는 ‘끈질긴 사람’이라고도 표현된다. 그만큼 그들은 컴퓨터에 대해 잘 알고 정말 잘 다루는 기술을 소유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 그들은 컴퓨터를 끈질기게 놓아주지 않고 잡고 공부하고 공부한다.
초기 ‘해커’란 단어는 MIT에 있는 ‘테크모델철도클럽’ 즉, 철도동아리에서 나온 말이다. 이들은 크게 두 가지를 연구했는데 하나는 철도를 얼마나 정교하게 만드는 것에 대한 연구이고 다른 하나는 철도들이 서로 안 부딪치도록 제어하는 것에 대한 연구였다. 이 동아리에는 컴퓨터 한 대가 있었는데 모형열차만 제어하던 두 번째 그룹에 속해 있던 학생들이 실제 열차 제어시스템과 컴퓨터 시스템이 유사하다는 것을 알고 이 컴퓨터에 흥미를 느꼈다. 학교 측에서는 학생들이 오랜 시간 컴퓨터를 만져서 비용문제 등을 들며 컴퓨터를 못 만지게 막았지만 학생들은 담을 넘으면서까지 몰래 컴퓨터를 만졌다. 당시에는 컴퓨터가 매우 크고 귀한 녀석이었다. 어떻게 보면 컴퓨터를 만진 친구들은 최초의 해커라 말할 수 있고 이 친구들이 만든 것은 최초의 해킹이라고 할 수 있다. 나중에 MIT에서는 ‘해커’라는 말이 결과에는 상관없이 과정을 즐기는 자들’이라는 은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숨기고 비밀리에 하다 보니 아무래도 사회적에서 안 좋은 시선으로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보통은 해커가 부정적인 느낌을 주지만 그래도 지금은 블랙해커, 화이트해커라는 말이 나오면서 해커를 분리해 놨다. 하지만 결국 해커는 해커고 본래 해커라는 단어는 옳고 그름을 떠나서 중립적인 단어이다. 보안 활동을 하는 해커도 따지고 보면 미리 회사와 이야기하여 합법적으로 한다는 것뿐이지 취약한 부분을 찾아 해킹하는 것은 같다. 사실 위키에서 검색을 해보더라도 해커와 보안 해커 따로 페이지가 나뉘어 있지만 옳고 그름을 떠나서 그들이 해킹한다는 내용은 유사할뿐더러 해커 자체를 화이트, 블랙을 나눠 놓은 것은 보통 국내에서만 통용된다. 외국에서는 해킹하는 주체에게 직접적으로 흑백논리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해커에게 언제든 바꿔쓸 수 있는 화이트, 블랙, 그레이 모자를 씌운다는 느낌이다. 그래도 화이트, 블랙을 나눠놓은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본다. 사실 화이트, 블랙을 나눠 놓으면서 사회적으로 해커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간에 나쁜 짓을 하는 쪽은 보통 ‘크래커’라 하지만 많이 보편화 되어 있지 않아 블랙, 화이트로 나눈다.
어쨌든 해커는 컴퓨터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을 지칭하지만 따지고 보면 우리도 해커라고 할 수 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크래커에 더 가깝다. 여기에서 정품 OS를 쓰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 것이며 컴퓨터에 설치된 프로그램의 CD key를 사서 쓰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아니면 한 번쯤은 음악, 영화의 값을 내지 않고 다운로드해봤을 것이다. 이것은 엄연히 불법이고 당연히 torrxxx를 사용하는 것도 불법이다. 정상적인 루트가 아닌 것은 결과적으로 법에 다 어긋나는 것이다. 결론으로 사실은 우리 모두 크래커라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컴퓨터를 잘 아는 해커들은 단지 자기 일에 폭 빠진 사람들이다. 그들은 컴퓨터를 좋아하고 숨은그림찾기를 하는 것처럼 취약점 찾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더군다나 밤낮 구분이 없으며 새로 나오는 기술이 있으면 빠르게 습득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생활로 그들은 컴퓨터를 하면서 흰 머리가 나고, 머리가 빠지고, 시력이 나빠지고, 피부가 안 좋아지는 것을 감수하고 자기 일을 한다. 물론 나쁜 크래커들도 많지만 자신들이 하는 일로 보안을 지켜나가는 해커들도 많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주변에 아는 해커가 있다면 사랑으로 감싸줬으면 좋겠다.